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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위로] 앤서니 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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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쁨을 관계로부터 얻는다. 생각 에너지의 대부분이 관계에 집중되어 있다. 홀로인 시간마저 그에 대한 생각들로 채워져 있다. 지난 대화와 마음에 남은 표정, 말투, 행동들을 곱씹으며 ‘사이’를 진단하고 ‘태도’를 점검한다. 그러므로 고독은 관계를 위해 선택된다. 진행되던 모든 관계를 일시 정지 시켜 피로감을 해소하고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저 몸만 떨어져 있을 뿐 여전히 정신은 관계들에 붙들려 있다. 과히 집착이라 할만하다. 게다가 이렇게 일상의 관계들에 일희일비하는 삶이다 보니, 흔들림이 잦고 상처 또한 빈번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한다. 홀로 있는 방법, 즉 진정한 고독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실 인간관계와 행복의 연결 고리는 매우 허약하다. (…) 어떤 경우에든 인간관계에는 불확실성의 요소가 늘 있기 때문에, 그 인간관계가 완전무결한 것으로 미화되거나 무언가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 될 수는 없다.” (17쪽)

 

앤서니 스토의 <고독의 위로>는 관계에 ‘집착’하는 당신(들)에게 이야기한다. “친밀한 애착관계는 삶이 전개되는 하나의 중심축일 뿐, 유일한 중심축은 아니”며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삶의 평안과 행복은 타자에 의존하지 않는 고독한 시간 안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물론 인간은 전체나 결합을 추구하는 불완전한 피조물이다. 하지만 이 결합, 즉 “개별적인 사물들이 갑자기 하나로 연결되거나 삶이 일관된 의미를 띠는 초월적인 경험”이 반드시 인간관계, 특히 성적인 결합(플라톤의 <향연>이나 프로이트의 사상에서처럼)일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해, 버트런드 러셀과 아인슈타인, 소설가 C. P. 스노처럼 이와 같은 경험은 학문적 발견 등의 다른 계기를 통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 좋은 본성과 너무도 오랫동안 떨어져 시들어가고, 일에 지치고, 쾌락에 진력이 났을 때, 고독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가.” -윌리엄 워즈워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는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통합의 경험에 이를 수 있는 융의 ‘개인화 과정’에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는 ‘완전함’이나 ‘통합’, 그러니까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정신 구조의 여러 요소가 새롭게 결합되어 합일된 상태를 목표로” 하며, 이는 고독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홀로인 시간에 진실로 혼자일 수 있는 능력, 즉 “학습과 사고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변화를 받아들이게 하고 상상이라는 내면 세계와 늘 접촉하게 하는 귀중한 자질”을 키우는 것이다. 관계에만 정신이 집중되어 있는 사람은 그것과의 불화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스스로를 제대로 보고 난 후에라야 외부 세계와의 접점을 바르게 찾고 그것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사람은 필연적으로 외부 세계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정신의 내면 세계를 개발하면서 세상에 적응한다. 완벽한 행복, 다시 말해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일어나는 일체감은 일시적으로만 가능하다. (…) 가장 행복한 삶이란 인간관계나 인간관계 이외의 것 어느 한쪽에 대한 관심을 유일한 구원의 수단으로 이상화하지 않는 삶일 것이다. 전체를 향한 소망과 추구에는 인간 본성의 양면 모두가 포함되어야 한다.” (48-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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